* 임베디드 개발자로 취업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임베디드 개발 업체에서는 군대 문화가 있나요?
이런 의문을 품고 있는 취준생분들이 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임베디드 개발 업체의 군대 문화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사실 임베디드(BSP) 업체는 분야와 규모가 다양하므로 임베디드 개발 업체의 개발 문화에 대해서 어떻다라고 단정지어서 말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어느 IT 회사이던 군대 문화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임베디드 개발 업체만 군대 문화가 있다고 말하면 임베디드 개발에 대한 혐오감을 유발하는게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사실은 임베디드 개발 업체의 군대 문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진적으로 개선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임베디드 업체의 군대 문화의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다른 IT 회사보다 임베디드 업체가 군대 문화가 심한 이유에 대해서 짚어 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임베디드 업체의 군대 문화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임베디드 개발 업체는 군대 문화가 좀 심한 편이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자, 그럼 여기서 말하는 군대 문화란 무엇일까요?
군대 문화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하자면 글이 길어 질 것 같아 군대 문화 중 가장 싫어할 만 병패(?)를 몇 가지 적어볼까요?
* 회식은 무조건 참석해야 하고 3차까지 회식에 가야 함
* 일찍 퇴근하면 눈치를 주고 늦게 퇴근하도록 유도함
* 담배를 피러 가거나 커피를 한 잔 마실 시간을 주지 않음
* 무조건 시키는 데로 일을 하는 분위기
몇 가지 군대 문화의 병폐를 적었는데 조금 실감이 가나요? 위에서 언급된 환경에서 일하고 싶나요? 아마 많지는 않을 거에요.
이제부터 임베디드 회사에서 제가 겪었거나 다른 동료에게 들은 사례 중 몇 가지를 조금 소개하려고 해요. 사례를 읽기 전에 꼭 명심해야 할 점은 모두 2010년대 초반에 일어났던 사건(?)이라는 점이에요. 최근에 일어났던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죠.
만약 지금 임베디드 개발을 하시는 분은 지금 몸담고 있는 개발 부서의 군대 문화가 얼마나 심한지 알아보는 척도가 됐으면 좋겠어요.
퇴근하는 개발자에게 회사로 돌아와 일을 시키는 경우(2010년 초반)
A란 개발자가 해야 할 일을 끝마치고 오후 8시 반 정도에 퇴근을 하는 중이었어요. 전철에 있었는데 회사에 있는 선배 개발자한테 전화가 왔어요. 전화로 다음과 같은 소리를 했다는 군요.
* 다시 회사로 돌아와서 개발을 해라.
내일 해도 되는 일인데 오늘까지 끝내라는 말이었어요. A란 분은 정말 짜증이 났지만 회사로 돌아갔어요. 회사로 돌아가서 선배 개발자에게 ‘전화로 이야기한 업무를 끝내겠다’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 선배는 A가 했던 말을 들은 척만 척 했어요.
A 개발자는 열심히 코드를 작성하고 빌드를 한 다음 결과를 확인했어요. 물론 짜증이 나서 평소 보다 더 실수를 많이 했죠. 그런데 시간은 흘러 시계는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어요.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니 선배 개발자가 보이지 않았어요. A 개발자가 퇴근을 하는 도중에 전화로 회사로 돌아와 일을 시킨 선배 개발자는 A 개발자가 회사로 돌아온 다음 10분 후에 퇴근을 한 거였죠.
A 개발자는 선배 개발자가 시킨 일을 마무리 하고 새벽 2시 정도에 퇴근을 했어요. 그런데 퇴근을 하는 도중에 짜증이 파도 같이 밀려 오는 거였어요.
* 아, 내일 해도 되는 일을 왜 구지 오늘 내로 하라고 했을까?
A란 개발자는 나중에 깨달았어요. 자신이 일찍 퇴근(8시 반)하는 것을 선배 개발자들이 싫어한다는 사실이었어요. 그래서 A 개발자의 퇴근 시간은 밤 11시로 정해졌어요. 참 슬픈 이야기죠.
담배를 피러가거나 커피를 마시러 갈 때 허락을 받아야 함(2007년~2010년)
B란 개발자가 겪었던 이야기인데요. 개발하는 도중 담배를 피러 갈 때 주위 선배가 ‘담배를 피러 갈 때는 허락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는 군요. 엄연한 성인인데 담배를 피러 갈 때도 허락을 받아야 하다니! B 개발자는 처음에 많이 황당했는데 다른 개발자들도 담배를 피러 갈 때 선배 개발자들에게 보고를 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런데 담배를 피는 시간도 15분 이상 걸리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 요즘은 실제 군대에서 후임병을 이런 방식으로 대하는지 모르겠지만, 임베디드 업체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랍니다.
신입 개발자를 교육하는 방식(2010년~2015년)
신입 임베디드 리눅스 개발자가 입사를 하면 어떤 과정으로 실무 능력을 키울까요? 체계적으로 리눅스 직무 교육을 받은 후 실전 개발에 투입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습니다.
* 험악하게 생긴 선배 개발자가 리눅스 보드 하나를 주고 하나도 이해할 수 없는 암호와
같은 소리를 하면서 뭔가 하라고 지시합니다.
신입 개발자가 무슨 말인지 몰라 질문을 하면 선배 개발자는 기본자세가 안 돼 있다며 버럭 화를 냅니다. 드라이버 코드를 작성하고 컴파일을 하다 막히면 사막에 자동차 바퀴가 빠져 있듯 진척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야근을 하게 됩니다. 보름 동안 야근을 반복하면서 헤매는 과정을 보는 선배 개발자는 ‘신입 개발자 신고식을 치른다.’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야근을 했으니 실력이 업그레이드됐겠지.’라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반드시 회식은 참석해야 해야 함(최근)
A 개발자가 겪은 이야기입니다. A 개발자는 회식이 지옥 같다고 말했어요. 회사에서 공지한 회식에 무조건 참석해야 하고 3차까지 가야 했거든요. 소주를 3병까지 마셔야 하고 중간에 강제로 노래와 장기 자랑을 시킨다는 군요. 무엇보다 회식이 끝나면 집에 새벽 1~2에 도착했답니다.
이 밖에 임베디드 회사의 군대 문화의 사례를 들자면 포스팅이 더 길어질 것 같아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군대 문화가 있는 임베디드 업체에서 살아 남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해요.
# Reference: For more information on 'Linux Kernel';
디버깅을 통해 배우는 리눅스 커널의 구조와 원리. 1
디버깅을 통해 배우는 리눅스 커널의 구조와 원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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