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이런 말을 했어요.
* 리눅스 프로그래밍(시스템 프로그래밍 + 디바이스 드라이버)은 뭐~ 6개월만 학원에서 공부하면 할 수 있어!
물론 전 그 자리에서 반박은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런 생각을 프로그래머 스스로 자신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슬픈 것 같군요.
*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6개월 동안 학원 강의만 들으면 되나?
예전부터 지금까지 청년 실업을 해소하려고 정부가 종종 내놓는 대책이 있는데요. 그게 뭘까요?
* 바로 IT 인력 몇 만 명 양성 프로젝트였어요.
출처가 어디냐고요? 다음 신문 기사를 볼까요?
출처: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19092796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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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교육 지원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단순히 교육하는 데만 그쳐서는 의미를 갖기 어렵다. 실무 중심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취업 연계를 통해 교육받은 청년 인재들이 곧바로 기업 현장에 투입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장서 이끌어 갈 수 있는 교육으로 확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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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도 있군요.
출처: https://www.ifs.or.kr/bbs/board.php?bo_table=News&wr_id=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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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민·관이 긴밀히 협력하여 부지런히 IT서비스의 외연을 확장하는 등 4차 산업 혁명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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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요, 이런 정책들이 뭐냐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규 학부 과정 대신 속성 학원이나 아카데미를 통해 6~12 개월 정도 기술 교육을 듣고 난 후 IT 회사에 취업을 시키겠다는 계획이에요.
음 그런데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을까요? 만약 제대로 정착 시키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실업자 해소를 위해 대안으로 제시 되는 직업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일까요? 이러한 정부 정책과 그로 인해 개발자 자신 조차 "프로그래머는 그냥 대충 코딩만 할 줄 알면 돼"라는 인식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전락시킬 가능성이 높아 졌어요.
시선을 돌려 의사에 대해서 조금 이야해볼께요.
의/치/한의사들 (통칭해서 의사로 표현)은 일반인데 비해 돈을 많이 벌어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의사가 되려면 매우 힘들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불쌍한 공대생들은 4학년 때 프로젝트 하느라 밤을 맨날 새도 졸업 후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 끊임없이 이어지는 야근과 저임금이에요.
하지만 의대생들은 그 힘든 과정을 충분히 참을 수 있어요. (공대가 공부를 좀 많이 시키다고 해도 의대 본과 학생들 정도는 아니잖아요.) 의대생들은 적어도 졸업을 한 후에 개원을 하면 일정한 시간에 진료를 마칠 수 있는 분홍빛 미래가 있기 때문이죠. 이 말에 반박하는 의사들이 있을 텐데요. 음, 의사들이 아무리 힘들어도 여전히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의대 졸업생들이 의사 외에 다른 직업을 절대 찾지 않는다'란 사실로 확인할 수 있어요. 물론 전 물론 의사들이 다른 직업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아야 하는 데 동의해요.
결론은 엄청나게 높은 진입 장벽이 의사들에게는 있는 것이죠. 하지만, 엔지니어라는 직업에게 이러한 수준의 장벽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CPU 설계 기술자나 리눅스 엔지니어가 되려면 적어도 대학에서 해당 전공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원에서 몇 달 배운다고 회로를 다루는 엔지니어가 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엔지니어 중에서도 가장 진입 장벽이 낮은 직업이 이제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됐어요.
... To be Continued...
Written by <디버깅을 통해 배우는 리눅스 커널의 구조와 원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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